(추억편) 군대에서 미술작업한 이야기1

2020. 10. 27. 21:07in the ROKMC

지금도 그런진 모르겠지만,

 군대 가서 축구 잘하고 그림 잘 그리면 대우(예쁨) 받는다는 소리를

입대하기 전부터 많이 들었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건대 그 말은 사실이다 ㅋㅋ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은 누구나

 

 

 군대에서 이랬다 저랬다~ 말도 안 되는 무용담부터, 

주워들은 남의 이야기를 자기 일인 양 꾸며낸, 허황된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하지만

 

난 원래 허세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군대 뻥은 쳐본 적이 없다.

 

내가 말로만 떠들었다면 믿기지 않았을 수 도 있는  군대에서 그림 그린 이야기.

 

미대생이라면 공감할 수도, 미대생이 아니라면 생소할 있는 이야기를 이제 시작해보려 한다. 

 

 

 

 

 

(추억편) 군대에서 미술 작업한 이야기 1.

 

작업의 서막

 

 

 모름지기 군대 가면 잘해도 잘한다고 하지 말고, 못해도 못한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그게 어디 맘대로 되나 ㅎㅎ

어디 출신이며 전공이 뭔지 금방 다 알게 돼있는 걸 ㅋㅋ

 

 

 이등병 때 첫 번째로 그린 군사안전 포스터는 암울한 이등병 시절처럼 아무런 성과가 없이 사라졌었다.

(아무런 자료도 남아있지 않다...후달려서 남길 수 없었음 ㅋ)

 

두 번째는 일병 때 그린 군사보안 포스터

      

 왼쪽의 첫 번째 포스터는 딱 봐도 무슨 내용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총과 연결된 USB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베레타라는 우리 군과 어울리지 않는 권총을 주제로 내세운 것이 큰 감점 요인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그 당시 그냥 총이 그리고 싶어서 그렸었다 ㅋㅋ)

 

 

 

 

 

 

 

 

 

 

 

 

 

 

 

 오른쪽의 두 번째 포스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가 없던 그 당시엔 싸이월드라는 SNS의 조상이 있었다.

 

 그리고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개인의 무분별한 군대 사진이 올려지고 공유되면서 군사보안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 시대상을 반영한 포스터였으나 지금 보면 내용이 다소 산만해 보이며,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에 넣었던 메뉴와 일촌평에 적힌 코멘트들이 다소 진지하지 못한 느낌이 든다.

(심지어 DMZ 사진은 70~80년대 민무늬 전투복 사진이다;;)

 

 

결과적으로 두 그림 모두 탈락!

 

 

 왜 그럴까...?

 지금이야 위에 적은 것처럼 나름에 결론을 내릴 수 있지만

그 당시를 돌이켜보면 고민 많이 했는데.. 왜 안되지::라고 많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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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런 고민도 잠시, 바쁜 군 생활을 보내던 중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환경포스터 !!!

 

1사단 주최 환경포스터 대회가 열렸고  

 

"초딩 때부터 포스터로 둘째가라면 서러웠던 나 아닌가?!

 이번엔 정말 뭔가 보여주겠다!!!" 라며 마음을 다 잡았다.

 

 

그리하여 나온 작품이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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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상작이 모두 인쇄되어서 모든 부대 게시판에 올려졌었다.

 

 

지금 봐도 파격적인 구도와 직관적인 메시지 전달이 정말 좋다. (자화자찬 ㅋㅋ)

 

 

원본에는 동전하나 지폐 한 장 한 장 디테일하게 묘사했는데, 인쇄 상태에선 그 감동이 느껴지진 않았다. ㅠㅜ

 

그래도 유일하게 남은 포스터 벽보 한 장이 내 말을 증명해 주니 얼마나 다행인가 ㅎㅎ

 

 

한 장의 포스터에 두 가지 상장

첫 번째는 사단장 상

투스타 시계도 받았다 ㅎㅎ

,

 

 

사단에서 최우수상으로 포상휴가도 받고... ​

포상휴가 나오면 어머니가 제일 좋아하셨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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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달 후인가?

그 그림이 사령부까지 올라갔고....

 또 1등을 해버려서 최우수상을 또 받았다.

 

 

 

 

이상으로 포스터 그림 한 장으로 상두 번 받고 포상휴가 두 번 다녀온 이야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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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면, 군대에서만큼 그림 잘 그린다고 대우받았던 곳도 없었던 것 같다 ㅎㅎㅎ

 내가 아직 이 사회에서 능력만큼의 대우를 못 받는다고 생각하기 전에

 군대에서만큼 내 재능을 보여주지 못한 나 자신을 반성하고, 부단히작업해야겠다.

 

이글은 2016년 12월에 작성된 글을 수정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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